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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위암 수술 후 식생활

글쓴이 : 배정민 교수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윤택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위암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중의 하나다. 또한 조기 진단이 늘어나고 치료법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위암으로 인한 사망은 높은 편이다.

위암의 치료는 제때 발견만 하면 위장과 위장 주위의 림프절을 제거하는 근치적 위절제술로 완치될 가능성이 높다. 요즘에는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의 위암 환자가 수술을 시행받고 있다.

필자가 진료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 중의 하나가 위암 수술 후 식습관과 음식에 관한 것으로 오늘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위암 수술은 위암의 위치에 따라 위장을 3분의2정도 제거하는 위아 전절제술과 위장을 전부 제거하는 위 전절제술로 크게 나누어 진다.

그러나, 위장이 남아 있거나 위장이 없는 경우에 음식의 저장 능력에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위암 수술 후 단기간의 상태에서는 차이가 없다.

위암 수술 후에는 위장에서 십이지장 또는 위장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길목이 아무런 관문없이 열려 있다. 수술 전에는 유문부라는 것이 있어서 위장에 들어간 음식물이 걸쭉한 죽처럼 될 때까지 유문부가 닫혀 있다가 죽처럼 묽어지면 유문부가 열리게 되어 십이지장으로 음식이 흘러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흘러들어 간 음식은 십이지장이나 소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소화되고 흡수되게 된다.

 

그러나, 위암 수술 후에는 유문부가 없기 때문에, 입에서 삼킨 음식은 곧바로 십이지장이나 소장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쉬운 말로 십이지장이나 소

장이 놀라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증상들을 통틀어 덤핑증후군

(Dumping sundrome)이라고 부른다. 이와 연관된 증상으로 가슴이 벌렁벌렁 거린다고 하고 실제로 맥박이 빨라진다. 두통도 생기고 복통도 생기게 된다. 심지어 토하거나 설사도 하며, 어지럽기도 하고 의식이 혼미해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식후에 20분정도에서 길게는 2~3시간 정도 지나서도 생기거나 지속되기도 한다. 위암 수술환자분들이 식사만 하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 덤핑증후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분들을 끼니 때마다 이렇게 고생시키는 이런 덤핑증후군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위암 수술 환자분들이 병원에서 퇴원할 때쯤 식습관에 대한 교육을 받고 퇴원하시지만, 댁으로 돌아가셔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위암 수술후 적응이 될 때까지는 이런 덤핑증후군을 막기 위해 지켜야 할 식습관이 있다.

 

첫째로, 모든 음식은 조금씩 자주 드시는 것이다.

어느 유명한 위암 수술 전문 의사선생님은 하루에 12끼를 조금씩 먹으라고 교육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12끼까지 환자분들이 드시기는 어렵다. 그러나, 위암 수술 후 위장의 저장 공간이 줄어들거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조금씩 드셔야 한다. 또한 조금씩 드시기 때문에 몸을 유지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자주 드셔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서 서서히 십이지장과 소장을 적응시켜야만 덤핑증후군이 덜 생기게 된다.

 

둘째로, 물종류의 음식도 조금씩 자주 드셔야 한다.

물 종류의 음식이라 하면 많은 것이 포함된다. 생수는 물론이거니와 곰탕같은 여러 가지 국물 종류의 음식, 우유, 요구르트, 인삼 달인 물, 장어 달인 물, 버섯 달인 물 등등 물로 된 것은 모두 조금씩 자주 드셔야 한다. 입을 통해 넘어간 물 종류의 음식이 위장을 통해 십이지장이나 소장으로 다른 음식보다 더 빨리 넘어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므로 이렇게 넘어간 음식들이 덤핑증후군을 더 쉽게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수술하기 전처럼 국물에 밥을 말아드시는 것은 피해야할 습관이며, 물도 벌컥벌컥 마시는 것도 피해야 한다.

 

셋째로, 소화하기 쉬운 음식을 드시고, 소화하기 쉽게 조리해야 한다.

위암 수술 후에는 위장이 남아 있더라도 수술전처럼 위장이 음식을 소화시키는 기능이 매우 감소되어 있다. 따라서, 음식을 섭취할 때 꼭꼭 씹어서 죽처럼 만들어 삼켜야 한다. 덩어리 진 음식을 급하게 삼키면 남아있는 위장은 그 덩어리진 음식을 소화시킬 여력이 없고, 더군다나 위장이 없는 경우에는 소장은 더욱 덩어리진 음식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심지어 십이지장이나 소장처럼 좁은 곳에서 막히기도 한다. 1차적으로 음식을 조리할 때 부드러운 음식을 반찬으로 만들어야 하고, 질기거나 덩어리진 재료는 잘게 다져서 조리해야 한다. 갈비찜처럼 덩어리진 육류는 반드시 얇게 다져야 한다. 문어나 오징어처럼 질긴 음식도 잘게 다져야 한다. 질긴 채소나 큰 김치 조각도 잘게 썰어 드셔야 한다.

 

넷째로, 식후에는 가벼운 산책 등으로 원활한 장운동을 촉진해야 한다.

 

이런 식습관들이 잘 지켜지면 덤핑증후군은 덜해질 것이며, 나아가 음식에 의한 장폐색도 예방할 수 있다.

 

(위암 수술 후 식사 원칙)

1. 모든 음식은 조금씩 자주 드시는 것이다.

2. 물 종류의 음식도 조금씩 자주 드셔야 한다.

3. 소화하기 쉬운 음식을 드시고, 소화하기 쉽게 조리해야 한다.

4. 식사는 20~30분에 걸쳐서 천천히 해야 한다.

5. 식후에는 가벼운 산책 등으로 원활한 장 운동을 촉진해야 한다.